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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가?'쿵쿵'?뛴다?…파열?시?사망률?80%,?복부대동맥류?주의
이유 없이 허리나 옆구리에 둔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배를 만졌을 때 심장 박동처럼 뛰는 덩어리가 느껴진다면 '복부대동맥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복부대동맥류는 복부 대동맥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치명적인 혈관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년간 1만 3,887명의 환자가 이 병으로 진료를 받았다. 환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로 최근 13년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다.
심장혈관흉부외과 류상완 교수(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는 "복부대동맥이 파열될 경우 발생할 경우 급사 위험이 높고, 수술을 받아도 사망률이 높은 만큼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와 함께 복부대동맥류의 정의와 원인, 주요 증상, 치료법 및 예방법에 대해 상세히 알아본다.
동맥경화로 혈관 벽 약해져 발생…흡연자는 5배 위험
대동맥은 심장에서 분출된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큰 통로 역할을 하는 혈관이다. 횡격막을 기준으로 위쪽은 '흉부대동맥', 아래쪽은 '복부대동맥'이라 부른다. 복부대동맥류는 이 복부대동맥의 벽이 약해지면서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질환으로, 인종, 체형,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정상 지름이 약 2cm인 대동맥이 3cm 이상으로 늘어난 경우를 말한다.
이 질환은 대부분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복부대동맥은 신장 아래에서 양쪽 다리로 이어지는 장골동맥으로 분지되는 부위에서 혈류의 소용돌이(와류)가 발생해, 동맥경화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류상완 교수는 "동맥경화증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과 흡연, 음주, 스트레스, 비만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해 진행된다"며 "고령화로 인해 이러한 위험 요인이 증가하면서, 혈관질환과 함께 복부대동맥류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혈압은 대동맥벽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혈관 확장을 촉진하며, 65세 이상 남성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2~3배 높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진과 철저한 위험 요인 관리가 필요하다.
초기엔 증상 없어…'박동치는 혹' 만져지면 의심
복부대동맥류는 박리증이나 파열이 발생하기 전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류상완 교수는 "대동맥이 서서히 확장되는 동안에는 통증이 없고 일반 신체검사에서도 잘 발견되지 않는다"라며 "복부대동맥은 장이나 위가 있는 앞쪽이 아닌 후복막강 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명확한 소화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다만 복부대동맥류가 상당한 커져서 주변 조직을 누르게 되면 허리나 옆구리에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이유 없이 복부, 허리 및 옆구리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복부대동맥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류 교수는 "복부대동맥류가 어느 정도 크기가 되는 경우, 복부 근육이나 비만이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림에서 보는 자세로 배꼽 위에 손바닥을 얹어서 만지면 심장박동과같이 뛰는 혹을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열이 임박하거나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갑작스럽고 극심한 복부 또는 허리 통증과 함께 어지럼증, 식은땀, 혈압 저하, 의식 저하, 복부 팽만, 창백, 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는 즉시 119를 통한 응급 이송이 필요하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대량의 출혈이 복강 내로 발생해 절반 이상이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며, 수술을 받아도 사망률이 40~50%에 이른다.
대동맥 직경 5.5cm 넘으면 수술…조기 발견 시 위험 낮아
복부대동맥류의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시술 및 수술로 나뉜다. 조기에 발견된 5cm 미만의 복부대동맥류는 기저질환의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초음파 및 CT 검사를 통해 크기나 형태의 변화를 관찰한다.
류상완 교수는 "대동맥 직경이 5.5cm 이상이거나, 4cm 이상이면서 6개월 내 0.5cm 이상 커진 경우, 또는 관련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신동맥 하방의 복부대동맥류는 80% 이상 대동맥 내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반면, 신동맥 상방 부위는 간, 장, 신장 등으로 연결되는 분지혈관이 복잡해 현재로서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된다. 신동맥 하방 부위라 하더라도 동맥류의 형태나 위치에 따라 시술이 어렵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류 교수는 "복부대동맥류는 조기에 발견해 파열 전에 수술을 받으면 위험도는 3% 미만으로 매우 낮다"라며 "파열이나 박리증이 발생한 위급한 순간에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처럼 수술과 시술이 동시에 가능한 병원에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향을 즉시 시행할 수 있어 특히 유용하다"라고 덧붙였다.
혈관 지키는 습관, 금연부터 시작..."고위험군은 정기 검진 권장"
복부대동맥류를 예방하려면 혈관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흡연은 복부대동맥류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금연이 예방의 핵심이다. 또한 복부대동맥류는 대부분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발생하므로, 이를 악화시키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스트레스 등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상완 교수는 "동맥경화증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라며, "복부대동맥류가 파열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기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부대동맥류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특히 혈압 조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을 130mmH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권장된다. 혈압은 일상적인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정기적인 진료를 통한 전문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또한, 65세 이상 남성,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므로,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
류 교수는 "최근 복부대동맥류는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의 진료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작은 대동맥류라도 위치나 형태에 따라 진행 경과가 매우 다양할 수 있어, 반드시 혈관 전문의의 정밀 진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