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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강아지 눈물자국, 그 원인은…" 수의사 김선효
신경 써서 관리해도 강아지는 눈물자국이 쉽게 생긴다. 반려견의 눈 주위가 젖어있고, 털이 갈색으로 변하면 혹시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든다. 강아지 눈물자국은 왜 생기는 걸까. 또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눈물자국 관련 궁금증을 수의사 김선효 안과센터장(일산동물병원)에게 물었다.
q. 눈물자국 때문에 고민하는 보호자들이 많습니다. 눈물자국, 원인이 뭔가요?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눈물은 코 쪽에 있는 누점을 통해 누관으로 배출되는데요. 다양한 이유로 눈물이 정상적인 배출로를 통해 배출되지 못하거나 눈물이 과하게 나서 넘쳐 흐르면 눈물자국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눈물자국은 내측 눈꺼풀에서 코 쪽으로 털이 갈색 혹은 적갈색으로 착색되는 현상인데요. 이는 눈물에 포함된 '포르피린(porphyrin)'이라는 철을 포함한 성분 때문에 생깁니다. 포르피린은 몸속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같은 필수 생체 분자의 구성 요소인데요. 체내에서 생성된 포르피린은 정상적으로 침이나 소변, 담즙, 눈물 등으로 배출됩니다. 즉, 눈물에 포르피린이 포함되어 있는 것 자체는 정상적인 상황이죠. 그런데 이 눈물 속 포르피린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서 산화하면 갈색 혹은 적갈색으로 변색이 됩니다.
q. 그렇다면 눈물이 넘치거나 과하게 생성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눈물 자체가 많이 나오거나 눈물에 포르피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병원에 내원하는 대부분의 경우 눈물이 내안각으로 넘치는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안각의 결막낭이 좁고, 내안각첩모난생증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 혹은 누관의 폐색 때문에 눈물 분비량 자체는 정상적임에도 누관을 통해 정상적으로 배출되기보다는 밖으로 넘쳐 버리는 것이죠.
안질환에 의한 통증으로 눈물이 많이 나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눈물자국이 걱정되어 내원하기보다는 반려견이 눈을 불편해하는 증상이 걱정되어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눈물자국이 특히 많이 나는 견종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코가 짧고 두상이 납작한 단두종 품종과 털이 하얀 경우, 그리고 유전적으로나 속발적으로 눈물이 빠져나가는 도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눈물자국이 생기기 쉽습니다. 말씀드린 형태적인 특성의 경우 사실 국내에서 키우는 대부분의 소형견이 해당됩니다.
q. 눈물 자국이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나요?
눈물 자국 자체가 눈에 문제를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털이 젖어 있으면 눈꺼풀, 콧등 등의 피부에 습진이나 피부염, 이차적인 세균감염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피부 소양감이 생겨 강아지가 스스로 긁다가 생기는 셀프 트라우마(self-trauma)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q. 눈물로 착색된 털, 다시 되돌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눈물 자국을 닦아주기 위한 티슈나 세정제가 시중에 나와 있는데요. 사실 눈물 자국이 생기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깨끗이 제거하기 힘듭니다. 그 문제가 품종의 형태나 해부학적인 것에 기인한다면 특히 그렇죠.
눈물자국이 짙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눈물을 자주 닦아주시는 게 좋고요. 털을 짧게 유지하셔서 잘 건조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이 같은 노력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지만, 종종 정도가 심한 환자들도 있습니다. 눈물 자국 증가의 원인이 명확하고, 관리가 가능하다면 오래 두고 보며 병을 키울 필요는 없겠죠. 다만,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경미한 눈물자국이나 착색은 수의안과에서 안질환으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 가셔도 증상이 너무 심하지 않다면, 의료진이 치료를 특별히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눈물자국을 제거하는 약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부작용은 없나요?
눈물자국을 개선시키기 위한 제품 중 타이로신(tylosin)이 포함된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는 마크로라이드(marcrolide)라는 계열의 항생제인데요. 포르피린과 결합해서 색소침착을 줄여주는, 즉 색을 옅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제품이 필요할 정도로 유루증이 심하고, 감염이 있는 환자들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눈물자국이 잘 안 보이도록, 단순히 미용적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차적인 문제가 생길 위험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체표 혹은 체내의 정상 세균총이 파괴되거나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약물 사용은 가급적 권장하지 않습니다. 물론, 착색이 줄어들면 보호자 입장에서 미용적인 만족감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여전히 눈물이 넘치는 상태에서 색만 보이지 않도록 하면 피부 습진이나 소양감과 같은 이차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기획 = 오다인 건강 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김선효 안과센터장(일산동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