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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 배우는 경영전략

작성자명관**
조회수1317
등록일2007-02-25 오전 12:01:27
바둑에서 배우는 경영전략



디지털이 0과 1의 조합으로 무한한 가치를 창조하듯이 바둑 또한 흑과 백이 조화되면서 무한한 수의 세계를 창조한다. 이미 여러 경영자들이 바둑의 원리를 경영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것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적은 거의 없다. 바둑을 잘 두기 위한 10가지 비결이라고 할 수 있는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본다.



“디지털이 0과 1의 조합으로 무한한 가치를 창조하듯이 바둑 또한 흑과 백이 조화되면서 무한한 수의 세계를 창조한다.” 구자홍 LG전선 회장은 최고경영자로서 바둑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한다. 안철수 사장도 그의 책 ‘영혼이 있는 승부’에서 부분보다는 전체를 보는 태도라거나, 요소를 미리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략 등 바둑에서 배운 원리를 경영에 유용하게 적용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 외에도 우리 나라에는 바둑을 두면서 얻은 교훈이 경영의 성공 비결임을 얘기하는 경영자들이 제법 많다.



바둑의 어떤 면 때문일까? 우선 바둑의 구성은 단순하다. 바둑돌은 흑과 백 색깔이 다를 뿐 크기와 형태가 모두 동일하다. 장기, 체스, 트럼프, 화투 등 다른 게임에서 사용되는 요소들은 모두 각기 생김새와 역할이 다르다는 것과 비교가 된다. 그러나 바둑 구성의 단순함은 조합의 복잡성을 만들어 낸다. 체스의 경우 세계 챔피언이 슈퍼컴퓨터에게 패배한 지 오래 되었지만, 수많은 인공지능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바둑 프로그램은 인간의 초보 정도의 실력에 불과한 수준이다. 흑백으로 이루어진 돌들의 역할은 애초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며 주변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정물화보다는 추상화에 더 많은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바둑은 경영의 원칙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생각을 제공해 주고 있다.



바둑과 경영의 관련성에 대해 여러 경영자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이 글에서는 바둑을 잘 두기 위한 10가지 비결이라고 할 수 있는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보려고 한다. 위기십결은 중국 당 시대의 고수 왕적신이 만들었다고 믿어져 왔으나, 최근 송 시대의 유중보가 지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천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바둑의 지혜를 담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는 그 중에서도 기업 경영에 주는 의미가 큰 다섯 가지를 살펴 보기로 한다.



1. 부득탐승, 너무 이기려고 욕심내지 말라



바둑은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부득탐승(不得貪勝)은 이기려고 욕심을 내지 말라는 충고이다. 역설적이지 않은가.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이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이 바둑이고, 인생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상대방에 대한 분노라거나 ‘지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수반한다. 이런 마음은 마치 안경에 낀 서리처럼 자신의 시야를 가려 상대에게 지기 이전에 스스로 무너지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일본 바둑사에는 결승 대국에서 3연패한 후 4연승을 거두는 대역전의 드라마가 모두 다섯 번 있었는데, 그 중 조치훈 9단이 주인공이었던 경우가 4차례라고 한다. 이런 역전 드라마의 뒤에는 부득탐승의 교훈이 숨어져 있다. 3연패를 당한 사람은 승패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어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하지만 3연승을 한 사람은 한 판만 더 이기면 부와 명예를 손에 넣게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승부에 눈이 멀게 되면 참아야 할 때 무리한다거나 과감하게 공격해야 할 때 몸을 사리게 되는데, 이럴수록 오히려 이기기는 어려워진다.



경쟁에 대한 집착은 오히려 해가 되기도



경영에서도 경쟁에서의 승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경쟁사와의 관계가 네가 살면 내가 죽는 식의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때로는 협력해야 하는 동업자 관계임을 망각하기 쉽다.



최근 한국 야쿠르트가 파스퇴르 유업을 전격 인수함에 따라 유가공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파스퇴르는 87년에 ‘저온 살균 우유’를 도입하면서 다른 우유를 가짜 취급하는 공격적인 출시전략을 펼친 바 있다. 파스퇴르 우유의 성공은 언뜻 경쟁사들에게 손해만 끼친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파스퇴르가 프리미엄 우유 시장을 열어준 덕분에 고마진 우유의 출시가 이전보다 한결 쉬워진 것이다. 반면, 파스퇴르는 타 회사의 우유에 체세포가 섞여 있다며 이를 ‘고름 우유’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신문 1면을 뒤엎는 고름 논쟁은 결국 파스퇴르의 패소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옳고 그름을 떠나 소비자들이 우유 소비를 꺼림으로써 업계 전체가 타격을 입었던 것이다. 경쟁사를 이기려는 마음이 경쟁사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독점에 가까운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자칫 경쟁자들을 절망적인 상태로 빠뜨리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약한 경쟁자들을 밀어내고 더욱 강한 경쟁자를 불러오는 화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1970년대 Basch and Lomb사는 컨택트 렌즈 시장에서 시장을 독식하려는 조급한 마음에 저가 전략으로 경쟁자들을 도산에 빠뜨렸으나, 오히려 해당 기업들이 Johnson & Johnson과 같은 더욱 큰 기업들에 인수됨으로써 스스로를 더욱 어렵게 한 사례도 있다.



2. 입계의완, 조화롭게 경계를 넓혀라



바둑에서 초반 포석이 진행되면 적군과 아군의 경계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상대 진영에 단독으로 침입할 것인지, 적당한 선에서 삭감할 것인지, 혹은 내 영역의 확장에 주력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 오는 것이다.



‘남의 집이 커보인다’는 격언이 있는데, 상대의 집이 커보인다고 해서 너무 깊게 들어가면 매서운 공격을 받아 잡히거나 다른 곳에서 출혈을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몸을 사리게 되면 상대에게 큰 집을 허용하여 대세에 뒤지게 될 수도 있다. 입계의완(入界誼緩)이란 경계를 넘어 들어갈 때에는 천천히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느린 의사결정이나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권장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 바둑이 ‘조화’를 추구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세력의 강약 및 형세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일전을 불사할 것인지, 평화를 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기반으로 체계적 성장을 추구



기업도 사업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다른 사업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성장전략에서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핵심역량에 대한 정확한 판단에 바탕을 둔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1987년 Nike의 영업이익은 1.6억 달러로서 Reebok의 3억 달러에 비해 적었으나, 2002년에는 영업이익이 11억 달러로 Reebok의 2.4억 달러를 추월했다. 입계의완의 원리는 이들의 성과를 갈라 놓았던 것이다. Reebok은 자신들의 핵심 사업인 스포츠 의류 외에 다른 의류 사업, 심지어는 선박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전략적 방향성을 잃고 표류했다.



그에 비해 Nike는 핵심 사업의 인접 분야로 일관된 방법으로 진출하였다. Nike가 골프 분야에 진출할 때의 예를 들어 보자. 우선 교두보로서 골프화에 진출한다. 그 후 타이거 우즈와 같은 정상급 스포츠 스타와 계약을 맺고 골프 의류를 출시하고, 악세사리나 선글라스 등 패션 상품에까지 확장한다. 이런 ‘부드러운’ 제품군으로의 확장은 해당 카테고리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유통망에 대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되면 고마진의 장비 시장에 뛰어드는데, 이 때에도 골프 공, 아이언, 드라이브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 Nike는 이와 같은 성공 공식을 육상에 적용하기 시작하여 배구, 테니스, 야구, 골프 등에 반복적으로 적용하였다. 일회적인 성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확장 경험의 체계화로 성장의 지속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3. 공피고아, 내 약점을 먼저 살펴라



‘남의 흠은 보기 쉬우나 자기 흠은 보기 어렵다. 자기 흠을 숨기고 남의 흠만 찾아내려 들면 더욱 더 마음이 흐려져 언제나 위해로운 마음을 품게 된다.’ 법구경(法句經)에 나오는 말이다.



바둑에서도 남의 약점은 잘 보이지만 나의 약점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대마를 추궁하다가 오히려 공격하던 내 돌들이 위태로워지는 경우가 허다하게 벌어지는 것이 아마추어들의 바둑이다. 그만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적의 급소가 나의 급소’라는 유명한 격언이 말해주듯, 좋은 수가 생각나지 않을 때 가장 좋은 방법 중 한 가지는 ‘내가 상대방이라면 어디에 가장 두고 싶을까’하고 발상을 전환해 보는 것이다. 공피고아(攻彼顧我)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전에 나의 약점을 먼저 살펴보라는 뜻이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상대방도 나의 약점을 찾아서 역습을 노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결승전에서 문대성 선수가 호쾌한 KO승을 거둔 바 있는데, 문 선수의 절묘한 발차기는 바로 상대방이 공격을 하러 나선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공격하러 나선 순간이 바로 수비가 가장 취약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대응을 예상한 후 전략을 실행



기업의 경쟁 전략에서도 우리의 경쟁적 움직임에 대해 상대방의 대응을 충분히 예상한 후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차별적 경쟁우위와 비차별적 경쟁우위를 구분하여, 쉽게 모방될 수 없는 차별적 요소에 의한 경쟁을 추구해야 한다.



경쟁 전략에서 가격 인하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도구이다. 일견 가격 인하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규모의 경제 효과에 의해 원가 절감요인이 생기며, 이는 다시 추가 가격인하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는 선순환(善循環)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은 가장 쉽게 모방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기에 전략적인 가격인하 전략은 신중하게 채택되어야 한다.



내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가격인하에 경쟁사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는 장기 포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가격 인하에 대한 맞대응을 유발하여 끝없는 가격 경쟁의 파도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격 인하에 유리한 체질을 갖추고 있다면 가격 인하는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걸 맞는 상품 조달, 운영 시스템 등의 원가 역량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궁여지책으로 가격 파괴를 실시한다면 곧바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4. 기자쟁선, 선수를 잡아라



어떻게 보면 인생은 정말 불공평하다. 어떤 사람은 돈, 지위, 명예, 건강, 행운 등을 모두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때로는 불행의 씨앗만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는 사실은, 하루에 24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한 사람은 결국 원하는 것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만, 허비하는 사람은 인생에서 아무 것도 달성하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기자쟁선(棄子爭先)이란 선수(先手)를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선수란 상대방에게 응수하도록 한 후에 먼저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하는 수를 말한다. 바둑에서도 실력이 높건 낮건 흑과 백이 교대로 한 수씩 둘 수 있다는 점에서는 평등을 추구한다. 그러나 소중하게 주어진 한 수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결국 이기지만 매번 작은 곳에 한 수를 허비하는 사람은 지게 되는 것이다.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해야



부자 기업이건 가난한 기업이건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러나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시간에 의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경 변화를 한발 앞서 읽어내는 것(Input)은 물론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하여(Throughput), 신속한 대응 전략을 실행하는 것(Output)이 필요하다. 고객에 대한 접점을 확대를 통한 적극적 변화 감지 능력, IT의 활용을 통한 조직 내 정보 흐름의 활성화, 권한 이양을 통한 의사결정 단계 최소화 등은 기자쟁선에 의한 경쟁 우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손 따라 두면 바둑 진다’는 격언이 있는데, 상대방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계속 끌려 다니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얘기이다. 성공적인 기업이 되려면 단순히 경쟁자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의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에 그쳐서는 안되며, 시장이 없는 것도 미리 개척하고 만들어 나가는 생각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가 시장의 비전을 선도할 만한 충분한 통찰과 불확실성을 감내할 수 있는 결단을 발휘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자쟁선의 원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제품의 성능은 끊임없이 개선되면서도 가격의 하락속도는 지속적으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1998년 가정용 PC 시장을 겨냥하여 Aptiva라는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선도자에 대한 빠른 추종(Fast Follower)을 기본 전략으로 표방했다. 즉 Dell이나 Compaq에 시장 선도의 역할을 내어 주는 대신 2~3주 내에 동등 가격의 동등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신제품이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1~2주에 지나지 않아, Aptiva는 치열한 가격 경쟁에 직면하였고 수익 창출이 거의 불가능했다. 결국 IBM은 PC 소매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삼성, LG 등 한국의 전자 기업들은 원천 기술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반도체와 LCD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게 될 수 있었다. 그 배경에는 일본과 미국의 선진 기업들이 수요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반면, 한국 기업들은 이를 역이용하여 설비투자나 사양 결정 등에서 신속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이들을 앞서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5. 사소취대, 작은 것은 버려라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병사는 전쟁이 끝난 후 각기 상대방의 국가로 돌려보내지게 된다. 그러나, 바둑에서는 상대방에게 잡힌 포로(돌)는 집 계산할 때 내 집을 메우는 데에 사용된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돌이라도 상대방의 돌을 잡으면 기분이 좋은 반면, 내 돌이 잡히는 것은 제법 쓰라리기 마련이다. 게임을 하다 보면 더러는 잡히는 돌도 있기 마련이건만, 많은 아마추어들은 돌 몇 개를 살리려고 중요한 전략적 요소를 놓치곤 한다. 작은 이익은 눈 앞에 쉽게 보이지만, 더 큰 이익은 멀리 있어 깊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는 보이지 않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사소취대(捨小取大)는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크고 작다는 말은 단지 돌의 개수가 많고 적음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상대방 돌의 연결을 끊고 있는 경우와 같이 전략적인 활용 가치가 높은 돌은 비록 돌이 한 개뿐이라도 죽여서는 안 되는 요석(要石)이라고 한다. 반면 비록 돌의 개수가 많더라도 활용할 가치가 없어진 돌은 폐석(廢石)이라고 하는데, 폐석은 무리하게 살리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바둑에서 내 돌을 버리는 전략은 단순히 필요에 따라 버리는 소극적인 개념을 벗어나, 상대에게 작은 미끼를 던짐으로써 더 큰 이익을 얻고자 하는 적극적인 개념으로도 사용되곤 한다. 중국 바둑영웅 섭위평 9단은 ‘버려라, 그러면 이긴다’는 승부의 좌우명을 갖고 있다.



대소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



사소취대는 결국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의 요체를 말해주는 격언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들이 작은 것을 버려야 한다는 원리 자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서는 큰 것과 작은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와 눈앞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살을 주고 뼈를 벤다’는 격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석(死石) 작전은 효과는 크지만 한편으로는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소취대의 원리는 경영전반에 적용될 수 있으나, 최근 고객관계 관리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사실이다. 수익성이 없는 고객을 의도적으로 줄여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대신 우량 고객에 대한 집중을 도모하는 디마케팅 전략이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 확보한 고객을 버린다는 것은 쉽게 마음먹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바둑에서 적절한 계산 능력이 요구되는 것처럼, 고객관계 관리에서도 고객의 현재 가치는 물론 미래 가능성까지 파악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한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원칙이 중요하다



‘묘수 세 번 두면 바둑 진다’는 격언이 있다. 묘수는 기발한 착상으로써 돌을 살리거나 죽이기도 하고, 부분적으로는 전세를 역전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묘수를 연발해서 바둑을 이기는 경우는 드물다. 이창호 9단은 화려한 묘수를 구사하는 법이 거의 없지만, 합리적인 착점을 일관되게 찾아내는 능력으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한 건에 맛을 들이면 암수(暗手)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정수(正手)가 오히려 따분해질 수 있다. 바둑은 줄기차게 이기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고 줄기차게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다.”



이창호 9단의 철학은 Jim Collins의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지적하는 위대한 기업들의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위대한 기업들의 화려한 성과를 접하면 흔히 그 비결에 기발한 묘수나 결정적인 행운 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의 특징은 파산이나 인수합병의 위협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원칙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데에 있었다는 것이다.



불확실성 하에서도 매번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바둑과 경영은 비슷한 점이 많다. 지금 우리 나라의 기업 경영환경이 매우 어렵다. 어려운 상황을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묘책을 찾고자 하는 것도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바둑에서 찾아낸 교훈은 기업 경영에서도 묘수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원칙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비추어 주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