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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결국 사람이다

작성자명관**
조회수1121
등록일2008-08-27 오전 11:00:38
낡은 벼루


낡은 벼루 구양수

흙벽돌이나 기와가 하찮은 물건이지만
붓과 먹 함께 문구로도 쓰였다네
물건에는 제각기 그 쓰임이 있나니
밉고 곱고를 따지지 않는다네
금이 어찌 보물이 아니며
옥이 어찌 단단하지 않으랴만
먹을 가는 데에는
기와조각만 못하다네
그러니 비록 천한 물건이라도
꼭 필요할 땐 값을 견주기 어려운 줄 알겠네
어찌 기와조각만 그렇겠는가
사람 쓰는 일 옛날부터 어려웠더라네.


古瓦硯(고와연)

磚瓦賤微物, 得厠筆墨間. 于物用有宜, 不計醜與姸.
전와천미물 득치필묵간 우물용유의 불계추여연

金非不爲寶, 玉豈不爲堅. 用之以發墨, 不及瓦礫頑.
금비불위보 옥개불위견 용지이발묵 불급와력완



乃知物雖賤, 當用價難攀. 豈惟瓦礫爾, 用人從古難.
내지물수천 당용가난반 개유와력이 용인종고난


결국 사람이다

구양수는 가난해서 어머니가 모래 위에 갈대로 써준 글씨로 공부했지만 당대 최고 시인이 됐다. 낡은 벼루도 먹을 가는 데에는 탁월하다는 그의 시처럼 뛰어난 경영자는 사람과 사물의 쓰임새를 알아보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북송 황제 휘종이 어느날 화가들에게 '어지러운 산이 옛 절을 감추었다'는 주제를 주면서 감춰진 절을 제대로 표현하라고 주문했다. 모두들 골머리를 앓다가 작은 절을 희미하게 그려 놓았는데 유독 한 사람만 절을 그리지 않았다. 대신 깊은 산 속 계곡에서 물동이를 이고 가는 스님을 그려놓았다. 휘종은 그에게 1등상을 줬다.

인재를 찾는 노력도 마찬가지.15세기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이 그냥 관노로 일생을 마쳤다면 어떻게 됐을까. 눈 밝은 임금 세종은 장영실의 비상한 능력을 알아보고 종6품 상의원 별좌에 그를 임명했다. 세종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그는 최첨단 물시계를 발명할 수 있었다. 측우기와 해시계 등 세계를 놀라게 한 성과도 '사람을 알아볼 줄 아는' 세종의 혜안 덕분이었다.